특별기획: 2025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을 뒤흔든 10대 뉴스 제 2부
특별취재팀
yheo@fransight.kr | 2025-12-27 06:45:27
점주 단체교섭권 1위… 1만 원 최저임금·배달 이중가격제 톱3
전문가 선정 '구조 변화·법적 상징성·시장 파급력' 세 기준 적용
[프랜사이트 = 특별취재팀 박세현·허양 기자]
2025년 프랜차이즈 산업 10대 뉴스 선정은 단순한 연말 결산이 아니다.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읽고 미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본지는 1부에서 제시한 20개 후보 중 '산업의 구조적 변화', '법적 상징성', '시장 파급력'이라는 세 가지 핵심 기준을 종합 고려해 최종 10대 뉴스를 확정했다. 이들은 단기 이슈를 넘어 향후 수년간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생태계의 게임 룰을 바꿀 거대한 흐름을 담고 있다.
1위: 가맹점주 단체교섭권 국회 통과
수직적 갑을 관계의 종언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 1위에 올랐다. 가맹점주 단체에 법적 협상권을 부여하고 본사의 협의를 의무화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프랜차이즈 경영 패러다임이 '본사의 일방적 결정과 통보'에서 '본사와 점주의 협의와 합의'로 근본적으로 전환됐다. 이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점주 보호법으로 평가받는다.
2위: 최저임금 시급 1만 30원 시대
'1만 원'이라는 상징적 경계선이 무너지며 가맹점 운영 패러다임에 결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인상률은 1.7%에 불과했지만, 인건비가 임대료를 추월하는 등 비용 구조가 재편됐다. 이는 무인화와 자동화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됐으며,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했다.
3위: 배달 플랫폼 차등수수료와 이중가격제
배달 플랫폼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상생안을 시행했지만, 배달 비중이 높은 프랜차이즈는 혜택에서 소외됐다. 이에 따라 매장가와 배달가를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보편화되며, 플랫폼과 점주 간 갈등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이는 2025년 외식 물가 상승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4위: 1+3 직영점 의무화 시행
신규 브랜드가 3개 이상의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만 가맹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면서, 부실 프랜차이즈의 시장 진입이 원천 차단됐다. '묻지마 창업'을 방지하고 준비된 본사만 시장에 진입하도록 만든 이 조치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창업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신호탄이 됐다.
5위: 외식업 창업 14.7% 급감
상반기 숙박·음식점업 창업이 전년 동기 대비 14.7% 급감하며 시장 포화와 소비 위축이 현실화됐다. 이는 시장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지표로, 프랜차이즈 산업이 양적 팽창기에서 생존을 위한 구조 조정기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6위: K-프랜차이즈 글로벌 확장
투박스 치킨 등이 북미와 동남아에서 현지화에 성공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현실적 대안임을 입증한 동시에, K-컬처 호감이 K-푸드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7위: 필수품목 가격 산정 방식 공개 의무화
가맹계약서에 필수품목의 가격 산정 방식을 명시하도록 의무화하면서, 본사와 점주 간 갈등의 핵심이었던 '차액가맹금' 문제가 정조준됐다. 본사의 수익 모델을 불투명한 유통 마진에서 투명한 로열티 기반으로 전환하도록 강제한 이 조치는 본사 수익 구조의 투명성을 크게 높였다.
8위: 티메프 사태와 본죽의 상생 리더십
소셜커머스 미정산 사태 당시 본죽&비빔밥 본사가 23억 원의 가맹점 피해액을 전액 부담하며 화제를 모았다. 위기 상황에서 본사가 가맹점의 리스크를 분담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으며, 상생이 곧 최고의 마케팅이자 브랜드 자산임을 증명한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9위: 제로 슈거 헬시 플레저 메뉴의 주류화
제로 칼로리 열풍이 음료를 넘어 외식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헬시 플레저' 메뉴가 시장을 독식했다. 소비자들이 맛뿐 아니라 건강을 따지는 '가치 소비'로 전환했음을 보여주며, 외식업계 메뉴 개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재편했다는 평가다.
10위: 더본코리아 상장과 IPO 시장의 냉혹한 평가
백종원 대표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더본코리아의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며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유명인의 이름값만으로는 더 이상 자본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한 시스템과 갈등 관리 능력이 기업 가치의 핵심 잣대가 되었음을 보여준 사례다.
10대 뉴스가 예고하는 4대 메가트렌드
선정된 10대 뉴스는 개별 사건을 넘어 향후 산업 지형을 바꿀 네 가지 거시적 흐름을 공통적으로 시사한다.
첫째, 기술 기반의 극효율 운영이다.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는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 푸드테크를 활용해 최소 인원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극효율' 모델을 표준으로 만들었다. 이제 본사의 경쟁력은 맛이 아닌 인건비 절감 능력에 좌우된다.
둘째, 법적 투명성이 강제하는 수익 구조 전환이다. 단체교섭권과 정보공개 의무화는 본사가 불투명한 물류 마진에 의존하던 낡은 수익 구조를 파괴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높여 정당한 로열티를 받는 '수익 공유 모델'로의 대전환이 시작됐다.
셋째, 소비 양극화다.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자들은 확실한 '초저가' 상품을 찾거나, 돈을 더 내더라도 만족감을 주는 '프리미엄' 경험을 추구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어중간한 포지셔닝의 브랜드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넷째, ESG 경영의 필수화다. 플라스틱 규제 강화와 상생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ESG를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만들었다. 이제 ESG 성적표는 투자 유치와 소비자 선택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5년은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에 '새로운 표준'이 세워진 해로 기록될 것이다. 다음 3부부터는 선정된 10대 뉴스를 하나씩 심층 분석해 그 배경과 의미, 미래에 미칠 영향을 상세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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